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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 간호사의 하루 한 조각

🗣️ 유방외과 외래 간호사의 말솜씨: 환자 마음을 여는 5가지 표현

by kara-b 2025. 8. 1.

👋 병원을 찾는 환자에게 ‘말 한마디’는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유방외과처럼 민감한 진료가 이뤄지는 곳에서는, 간호사의 말이 환자의 감정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큽니다.
불안한 마음, 긴장된 표정, 떨리는 목소리.
이 모든 상황 속에서, 간호사는 단순한 설명 이상의 말을 전해야 할 때가 많습니다.

저는 외래 간호사로서 수많은 환자와 마주해왔고, 그만큼 많은 ‘표정의 변화’를 목격했습니다.
그 변화는 종종 아주 작고 따뜻한 말 한마디에서 시작되곤 했지요.

오늘은 제가 진료실과 검사실에서 자주 사용하는,
환자의 마음을 부드럽게 여는 다섯 가지 말 표현을 소개해보려 합니다.
이 말들이 꼭 간호사만이 아닌, 누군가를 돌보는 모든 분들께도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① “처음이라 많이 긴장되시죠? 저희가 도와드릴게요”

이 말은 제가 유방외과에서 가장 자주 쓰는 말입니다.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환자의 표정만 봐도,
그분이 오늘 처음 오신 분인지, 불안한 상태인지 금세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유방암 가족력이 있거나, 가슴에 혹이 만져진 상태로 오신 분들은
자리에 앉기 전부터 눈동자가 떨리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편하게 앉으세요”라는 말만으론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먼저 말해요.
“처음이라 많이 긴장되시죠? 검사도 진료도 저희가 다 도와드릴 거예요.”
이 말은 단순한 위로를 넘어,
‘혼자가 아니고, 우리는 이미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는 신호를 줍니다.

환자들은 이 말을 들은 후 눈빛이 조금 누그러지고,
입술을 살짝 다물며 고개를 끄덕입니다.
간호사의 말은 의사와는 다르게, 감정의 온도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어요.
처음의 불안을 누그러뜨리는 데는, 정보보다 공감이 먼저입니다.

 

② “검사 결과는 생각보다 괜찮은 경우가 많았어요”

유방촬영이나 초음파 검사를 앞두고 환자들이 자주 묻는 질문이 있어요.
“혹시 안 좋은 건가요?”
“이거… 암일 수도 있나요?”

의사 선생님은 이 질문에 정확히 답할 수 없습니다.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죠.
하지만 간호사인 저는, 그 질문을 불안의 표현으로 이해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말합니다.
“많은 분들이 걱정해서 검사하러 오셨지만, 생각보다 괜찮은 경우가 훨씬 많았어요.”

이 말은 환자에게
‘아직 결과가 나오진 않았지만, 긍정적인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희망의 틈을 만들어 줍니다.

물론 이 말에는 책임이 따릅니다.
불확실한 희망을 주기보단,
사실에 기반한 긍정적인 경험을 조심스럽게 공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요즘은 조기 발견도 많고, 암이 아닌 경우도 많아서 안심하시는 분들도 많아요.”
“혹이 있다고 다 나쁜 건 아니니까요. 우선 검사를 해봐야 알 수 있어요.”
이렇게 표현하면,
정보와 위로 사이의 균형을 맞추면서 환자의 불안을 줄일 수 있습니다.

 

③ “궁금한 거 있으시면 언제든지 다시 물어보셔도 돼요”

간호사가 환자에게 할 수 있는 가장 따뜻한 말 중 하나는
‘질문을 환영한다’는 메시지입니다.
특히 유방외과 진료는 의학 용어가 많고,
진료 시간은 짧고 빠르게 진행되다 보니
환자 입장에서는 설명을 들었어도 잘 기억나지 않거나 이해가 안 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럴 때 저는 꼭 이렇게 말해요.
“혹시 이해 안 되시는 부분 있으셨어요?”
“질문은 많을수록 좋으니까요. 언제든 다시 물어보셔도 괜찮아요.”

이런 말은 환자에게 ‘물어봐도 된다’는 심리적 허락을 줍니다.
그제야 환자들은 조심스럽게 묻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검사 결과는 어디서 보나요?”
“약은 식후에 바로 먹는 건가요?”
“혹시 생리 중엔 검사가 안 되는 건가요?”

질문이 나오기 시작하면, 저는 ‘환자의 마음이 열린 것’이라 느낍니다.
간호사는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대화하는 의료인입니다.
말을 많이 하는 만큼, 말의 온도와 여백을 세심하게 조절해야 하죠.

질문을 격려하는 말 한마디는
환자가 병원을 ‘불친절한 곳’이 아닌
‘다시 오고 싶은 곳’으로 기억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 유방외과 외래 간호사의 말솜씨: 환자 마음을 여는 5가지 표현

 

🌿 환자에게 필요한 건,
모든 걸 다 알려주는 말이 아니라,
마음을 여는 한마디일지도 모릅니다.
간호사의 말 한 줄이 누군가에게는 치료보다 먼저 오는 안심일 수 있으니까요.

오늘도 제가 건넨 말들이
누군가의 긴장을 풀고, 마음에 숨을 불어넣을 수 있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하루입니다.
이 글이 따뜻한 말의 힘을 느끼고 싶은 당신에게
작은 용기의 조각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